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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6.3 선거와 변혁적 노동자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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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신문
2026-04-16 13:57 39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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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용 (현대사상연구소 소장)


[토론문]


‘6.3 선거와 노동자정치’라는 주제로 4월 12일 현대사상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현정세와 지선의 의미에 대해 열성적으로 발제하신 김정호, 이건수 선생님과 변혁운동의 과제라는 무거운 토론주제를 제시하신 김형균 선생님, 참여하여 함께 진지하게 토론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관련하여 제 생각도 정리하여 뒤늦게 추가합니다. - 필자



1.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침공은 명백한 반인륜 전쟁범죄다.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핵재앙으로 인한 인류절멸의 길까지 눈앞에 펼쳐졌다. 전쟁의 밑바탕에는 미제국주의 패권의 위기가 있다. 중국⋅한국 등의 생산력 발전과 대조되는 미국 생산력의 상대적 쇠퇴가 그 주원인일 것이다. 불균등발전에 따른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영토 재분할 경향과 이에 대한 반발, 이로 인한 갈등⋅분쟁⋅전쟁은 제국주의 단계 자본주의의 숙명 아닌가. 제국주의적 자본독재 극복 없이 범지구적 파국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2. 자본독재 극복의 주체는 착취와 수탈을 매일 매순간 몸으로 겪는 노동자민중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현실적으로 노동자민중 누구나 자본독재에 의식적으로 맞서지는 못하고 있다. 분열책과 매수와 총체적 이데올로기 공세의 산물이다. 그러나 노동자민중의 수동성은 자본독재의 주요 양상이자 변혁적 노동자정치의 존재이유이지, 자본독재 극복의 불가능성⋅불필요성을 위한 핑계가 될 수 없다. 노동자민중의 변혁적 잠재력은 자본의 무한증식 원리와 착취구조 자체에서 샘솟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존속하는 한 고갈되지 않는다. 


3. 자본독재를 유지강화하는 데에는 노골적으로 폭력을 앞세우는 파쇼분파보다 노동자민중의 자발적 동의 형식을 써먹는 헤게모니분파가 훨씬 더 유능하다. 형식적 민주주의는 헤게모니 확보의 기본요건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정권은 자본독재의 헤게모니분파로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독점자본세력과 화기애애한 관계를 누리고 있다. 대미 종속관계만 아니라, 국익으로 포장된 독점자본들의 국제적 공생⋅경쟁 속에서 자행되는 노동자민중의 착취⋅수탈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미제로부터의 자립을 넘어서는 근본적 변혁 과제다.


4. 자본헤게모니가 관철되는 데에는 대통령의 개인기나 국정운영 이념과 별도로 한국의 전반적 생산력 수준이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조선, 군수산업 등의 발전은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재명 정권은 남북 평화체제 구축을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는 정권유지를 위해 전쟁을 만들려고 한 윤석열 정권과 대비해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평화체제 구축이 가시화될수록 국가주의의 위력은 커질 것이다. 한동안 변혁적 노동자정치는 국가주의의 쓰나미를 헤쳐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5. 이재명 정권이 지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가시적인 문제들을 지적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 수는 없다. 자본독재라는 틀 안에 머무는 한 이재명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목표들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이야말로 변혁운동이 떠맡을 과제다. 제국주의적 충돌, 생산력 증대에 따른 대량실업, 환경재앙 등 제국주의 단계 자본독재가 예외없이 만들어내는 파멸적 문제들에 대한 근본 대안을 마련하고, 그에 대한 노동자민중의 공감을 조직적으로 확산⋅실천하는 것이 변혁적 노동자정치의 본업이다. 


6. 변혁적 노동자정치는 형식적 민주주의 너머의 실질적 민주주의 구현을 전제한다. 실질적 민주주의의 결정적 조건은 한국사회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민중이 국가권력의 주인 역할을 해내는 것이다. 즉 노동자국가 건설이 실질적 민주주의의 결정적 조건이다. 사회적 생산의 결실을 소수가 사적으로 독점함으로써 야기되는 공멸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는 공존과 공영의 원리를 구현할 노동자국가 건설이 불가피하다. 선거를 포함한 모든 변혁적 노동자정치 활동은 노동자국가 건설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할 것이다. 


7. 노동자국가 건설의 주체는 노동자민중이다. 그러나 노동자민중이 일시에 변혁적 노동자정치에 나설 수 없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는 의식적⋅적극적으로 앞장서서 실천하는 조직, 즉 전위조직이 불가피하다. 전위조직의 주 과제는 노동자국가 건설의 필요성을 노동자민중과 공유하고, 건설의 구체적 방안들을 마련하여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아직은 전위조직이 어떤 형태를 취해야 하는가에 대해서조차 폭넓은 합의를 이루기 어렵지만, 단결 없이 승리 없다는 대전제 하에 양질전환이 가능해질 수준으로 단결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8. 아직 우리는 노동자국가의 청사진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전위조직과 노동자국가 건설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사람들끼리도 각자 적극 추구하는 모델들을 절대화함에 따라 단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완벽한 역사적 모델은 없으며, 제반 모델들과 해방운동의 경험들, 이제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문화유산들 등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바탕으로 이 시대의 실천 조건에 의거 주체적으로 새로운 모델을 종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광범한 공동작업이 필요하며, 이는 단결 확대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9. 물론 모든 역사적 모델들의 가치를 동일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때 파리코뮌의 주요 정치원리, ‘사회의 심부름꾼이 주인으로 군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절대적 조치를 취한다’는 원리는 최대한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당시 보통선거에 의한 공직자의 선출과 소환, 노동자와 동등한 공직자 보수, 특권 배제, 오류를 포함한 코뮌의 정보 공개, 무장한 주민에 의한 군경의 대체, 관료제 폐지 등이 실행되었다. 이러한 조치들은 오늘의 조건에 맞도록 변형⋅확대될 필요가 있지만, 기본원리는 고수해야 할 것이다. 


10. 2차대전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의 ‘황금기’는 생산력 발전 및 제3세계의 값싼 노동력⋅원료⋅지대 등을 통한 제국주의적 초과이윤의 산물이었다. 이 일시적 토대 위에서 그것을 불변조건으로 전제하면서 신좌파 이론들이 번창했다. 기존의 맑스-레닌주의는 현대자본주의의 변화에 뒤처졌다는 것이 그 핵심 논거였다. 소련 붕괴는 그 타당성을 보증하는 근거였다. 그러나 제국주의적 자본독재 현실은자본론및 제국주의론의 설명력과, 신좌파 핵심논리에 대한 신봉의 시대착오적 성격을 명백히 확인시켜주고 있다.


11. 그 핵심, 즉 노동과 자본의 근본 모순을 다양한 적대관계들 가운데 하나로 희석하는 전략부재의 다원주의, 전위조직이나 당 심지어 국가권력까지 악마화하는 탈중심주의, 현실사회주의를 비롯한 역사적 해방운동들의 성과를 백안시하는 무지성적 청산주의 등에 기댈 경우, 부분적 해방을 얻는 대가로 제국주의적 자본독재의 강화 내지 유연화에 복무하는 길을 피하기 어렵다. 변혁 전망을 지워가며 민주당과의 공조를 통한 세력 확장이나 부분적 개량의 늪에 빠져서는 노동자정치의 성장과 노동자국가 건설은 꿈꾸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12. 경제성장과 관련해서는 제3세계 노동자민중에 대한 착취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제국주의적 자본독재 극복은 국내의 착취관계 근절로 완수될 수 없다. 자본권력은 국제적으로 얽혀 있으며, 노동자국가는 성립과 동시에 제국주의세력과의 전면전을 감당해내야 한다. 이 전쟁에서 결정적으로 승리하지 못하면 노동자국가가 지향하는 인류 공영의 사회, 누구나 인류문명의 성과와 자연의 혜택을 차별없이 누리는 풍요로운 평등사회로 도약할 수 없다. 전세계 노동자민중과의 국제주의적 연대는 노동자정치의 궁극적 승리를 위한 기본전제다. 


13. 진보정당들이 의회주의⋅패권주의에 빠져든 데에는 소련붕괴에 따른 혼선과 함께 한국의 경제성장이라는 토대 변화 속에서 변혁적 전망을 포기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그 사이에 노동자민중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심화된 양극화⋅서열화를 체화하며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렸다. 진보정치도 이 흐름에 편승하여, 장기 관점에서 위기를 감지하고 대안을 만들지는 못했다. 이제 생산력 발전으로 인한 대량실업과 극단적 양극화 등 토대 차원의 위기로 인해, 대안사회 건설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진보정치의 미래도 없음이 명백해지고 있다. 


14. 이재명 정권은 중도보수를 표방하면서 지지율을 높여왔다. 이로써 왼쪽 정치공간을 열어놓은 셈이다. 진보⋅노동⋅좌파는 아직 그 공간을 활용해 노동자민중의 정치의식과 변혁욕구에 불을 지피지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집권의지를 명확히 하면서 효과적인 집권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대중적으로 공유해가야 한다. 자본독재의 한 분파를 위한 들러리 노릇을 끝내는 것도 그 필수조건이다. 이재명 정권이 성공하더라도 풀 수 없는 자본독재의 근본 문제들을 해결할 대안으로 노동자국가의 깃발을 올리는 것도 필수조건 가운데 하나다.


15. 선거는 잠재해 있던 정치적 에너지를 들끓게 한다. 지선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의 정치지형에서 변혁적 노동자정치세력은 의석수를 늘이기 위한 선거공학보다 대중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선전전에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선전의 의의는 노동자민중의 절박한 요구들을 대변하는 가운데 그 요구들을 초래하는 근본 원인, 즉 자본독재의 본질을 드러내고, 나아가 그 극복의 전망과 실현경로를 명확히 인식하여 널리 공유해 가는 데에 있다. 이 과정에 적극 나서는 운동 주체들의 단결 확대 또한 선전의 주요 성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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