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국제독점자본주의의 특징과 붕괴(1) - 현대독점자본주의의 의제 자본주의적 성격을 중심으로 (신재길)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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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국제독점자본주의의 특징과 붕괴(1) - 현대독점자본주의의 의제 자본주의적 성격을 중심으로 (신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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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신문
2025-04-09 18:57 32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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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길 (편집위원) 


   [순서] 

1. 의제 자본주의


1) 의제 자본에 대한 맑스의 생각

2) 의제 자본 출현의 역사적 필연성

3) 의제 자본과 실제 자본의 관계

4) 의제 경제의 독특한 행동 기반과 메커니즘


2. 독점자본주의의 의제 자본주의(국제독점자본주의)로의 발전과 변화


1)자본주의의 발전과정

2) 국제독점자본의 대두

3) 미국의 의제 자본주의로의 전환

4) 국제독점자본의 구조적 특성

5) 의제 경제의 변화된 운동 방식


3. 국제독점자본과 국가주권의 모순


1)  국제독점 자본주의 시대의  자본과  국가의  관계  변화

2) 자본 축적과 사회적 합의 사이의 모순

3) 새로운 혁명적 상황과 신흥 공업국


4. 의제 자본주의 시대의  제국주의 전쟁

1) 의제 자본주의 시대 전쟁 형태의 변화

2) 미국의 의제 경제 의존과 세계 화폐 헤게모니

3) 통화 헤게모니를 둘러싼 새로운 제국주의 전쟁


5.국제독점자본의 붕괴와 격변기의 도래

1. 의제 자본주의


국제독점자본주의는 글로벌 가치사슬 체계와 의제 자본주의 체계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의제 자본주의 체계를 중심으로 국제독점자본주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의제 자본에 대한 맑스의 생각


의제 자본에 대한 맑스의 생각을 자본론 3권을 토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용어를 정리해 보면 의제 경제를 말하는 Fictitious Economy는 금융 플랫폼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증권, 선물, 옵션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 활동이다. 반면 Virtual Economy는 '정보 기술'을 도구로 수행되는 경제 활동으로 디지털 경제와 네트워크 경제이고, Visual Economy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시각화 경제 활동으로, 시각화 경제를 의미한다. Virtual Economy나 Visual Economy가 가상 경제나 가공 경제로 번역되어 사용된다. 이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 Fictitious Economy를 의제 경제로 사용한다. 참고로 자본론 3권 번역본은 김수행 본이나 강신준 본은 ‘가공’으로 번역했다.


맑스는 돈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따로 존재하고, 이들이 산업 자본과는 별개로 돈을 굴려 이자소득을 얻는다고 파악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환전 일을 하던 사람들이 점차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등 더 복잡한 금융 활동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돈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매개 수단을 넘어서 스스로 증식하는 하나의 존재가 된다.


맑스는 자본의 순환 과정에서 자금 부족이 발생할 때 신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신용은 자본가 간의 상호 신용, 은행 신용, 개인 신용, 정부 신용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자본가 간의 신용은 화폐 또는 상품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화폐를 통해 이루어질 때는 '대부 자본'이 된다. 대부 자본은 이자를 낳는 자본으로, 마치 스스로 증식하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연간 평균 이윤율이 20%일 때, 100파운드를 투자하면 20파운드의 이윤을 얻을 수 있다고 하자. 이 100파운드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면, 빌린 사람도 이 돈으로 20파운드의 이윤을 얻을 수 있다. 이때 빌린 사람은 이윤의 일부, 예를 들어 5파운드를 100파운드의 소유주에게 지불한다고 하면 이 5파운드가 바로 이자이다. 이자는 일종의 이윤 배분이다. 즉, 100파운드의 소유권은 5파운드의 이자를 얻을 수 있는 권리가 된다. 


100파운드는 마치 상품처럼 거래된다. 소유주는 돈의 사용권을 빌려주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상품에 이미 가치 증가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듯이, 대부 자본에도 이윤이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상품의 시장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듯이, 대부 자본의 가격인 이자율도 화폐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이자를 대부 자본의 가격이라고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가치를 반영해야 하지만, 이자는 단순히 돈을 빌려준 대가로 받는 사용료일 뿐, 구체적인 가치를 반영하지는 않는다. 이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 소유주가 노동자의 노동을 무상으로 착취한 결과이다. 이자는 자본의 가치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자본을 사용하여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한 잉여가치를 분배받은 몫을 의미한다. 


의제 자본이란 자본의 가치가 자본의 내재적 가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이자 소득의 양에 의해 결정되는 자본을 말한다. 따라서 자본의 역할을 하지만 내재가치가 없는 허구적 자본을 말한다. 부동산은 부동산 건설에 들어간 자본의 가치에 의해 부동산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임대소득이나 미래소득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년 1억원의 임대소득을 얻는 부동산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시장의 평균 이자 소득율이 년 10%라고 한다면 10% 이자소득의 원금은 10억원이다. 이에 따라 년1억원의 임대소득을 얻는 부동산의 가격은 10억으로 된다. 이는 이 부동산의 내재가치와는 전혀 무관하다. 


맑스에 의하면 실물 자본의 종이 증서로서 의제 자본의 표현형식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상업어음

기능적 자본가들이 지급수단으로 환어음을 유통시키는 것은 의제 자본이 아니다. 맑스는 상업어음이 어떤 조건에서 의제 자본으로 변하는지 상세히 분석했다. 상업어음은 상품의 매매 과정에서 지불 연기 수단으로 사용된다. 즉, 상품을 먼저 받고 나중에 지불하는 일종의 외상이다. 상업어음이 의제 자본으로 변화하는 조건은 먼저 사기를 들 수 있다. 실제 거래 없이 환어음을  발행하여 현금화 하는 행위이다. 마치 상품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속여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할인이다. 상업어음을 은행에 할인하여 현금을 미리 받는 행위다. 이 과정에서 환어음은 실제 상품과 분리되어 순수한 부채 증서가 된다. 세 번째는 투기이다. 미래의 가격 변동을 예측하고 환어음을 이용하여 투기하는 행위다. 이런 조건에서 상업어음은 의제 자본이 된다고 한다.


(2) 금 보증 없는 은행권

맑스는 은행권을 상업어음의 특수한 형태로 보았다. 상업어음이 개인이나 기업 간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반면, 은행권은 은행이 발행하는 공식적인 지불 수단이다. 하지만 둘 다 지불을 연기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특정 조건에서 의제 자본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은행권이 의제 자본으로 변화하는 조건은 은행권이 발행되는 데 충분한 금이 뒷받침되지 않을 때이다. 은행권은 실제 가치보다 더 많이 발행될 수 있다. 이는 곧 인플레이션과 화폐 가치의 하락을 초래한다.


맑스는 은행권 발행과 의제 자본 증가의 메커니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은행은 상업어음을 할인하면서 새로운 은행권을 발행한다. 이 할인받은 어음은 다시 어음 중개인에게 넘어간다. 어음 중개인은 이 어음을 담보로 은행에서 새로운 대출을 받아 새로운 어음 할인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은행권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실제 경제에 비해 과도한 유동성이 공급된다. 


(3) 주식

신용 제도는 주식회사를 탄생시켰고, 주식회사는 주식을 발행한다. 주식은 자본 소유권을 증명하는 증서이며, 주주에게는 자본 가치 증가에 따른 이익을 얻을 권리를 부여한다. 하지만 주식에 해당하는 현금은 주식회사에 투자되어 주주는 더 이상 이 현금을 직접 사용할 수 없다. 즉, 돈의 소유권과 사용권이 영구히 분리되는 것이다. 회사가 해산될 때까지 주주는 회사에 투자한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돈이 필요하면 주식을 팔아야 한다. 주식을 팔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가가 상승했다면 추가적인 이익까지 얻을 수 있다. 주식 거래는 주식이 마치 실제 자본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지만, 실제로 주식은 회사의 자본에 대한 청구권일 뿐이다. 마치 부동산 등기부등본이 부동산 자체가 아니듯이, 주식은 회사 자산의 일부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내는 증서에 불과하다.


(4) 국채

자본주의 국가는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며, 상환 자금은 세금으로 충당한다.  맑스는 국채를 거래하여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채가 의제 자본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국채 거래는 사회 전체의 자본을 늘리지 못하며, 국채를 사는 사람이 없다면 국채의 가치는 사라진다. 즉, 국채는 실제 자본이 아니라, 국가의 부채를 나타내는 증서에 불과하다. 현대에 와서 국채는 화폐 발행의 기반이 되고 있다. 미 연준은 미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발행한다. 따라서 달러는 의제 화폐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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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의제 자본 출현의 역사적 필연성


화폐의 출현은 물물교환의 한계를 깨고 구매와 판매의 분리를 가능하게 했다. 인류 사회의 초기 교환 형태는 물물교환이었다. 물물교환은 불편함을 초래했다. 화폐가 교환의 매개체로 등장하면서 상황이 개선되었다. 화폐의 등장으로 구매와 판매의 시공간 분리가 이루어졌으며 화폐 저장으로 유통 중인 화폐가 감소하면, 상품은 통화 부족으로 인해 팔리지 않을 수도 있다. 통화 부족은 신용과 지불 연기로 보충되었다. 


상품 판매에 있어서 신용의 출현과 화폐지불의 연기로 인해 지급수단의 독립적인 운동이 가능해졌다. 의제 자본은 구매와 판매의 분리에서 나타난 신용의 출현과 화폐지불 연기로부터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맑스는 화폐의 기능 변화와 신용 시스템의 발달이 자본주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특히, 상업어음과 은행권의 등장,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화폐를 대체하고 의제 자본을 형성하는지 설명한다. 상품 교환 과정에서 현금 대신 사용되는 상업어음은 신뢰를 바탕으로 유통되며, 점차 화폐의 기능을 대체한다. 은행은 상업어음을 할인하고,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해주는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용 시스템의 중심 역할을 한다. 은행이 발행하는 은행권은 금과 같은 실물 자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제 자본의 성격을 띠게 된다. 신용 시스템의 발달로 인해 화폐의 중요성이 감소하고, 신용이 화폐를 대체하게 된다.


처음에는 금 보증이 없는 은행권이 화폐 유통을 대신하면서 사실상 신용 화폐가 되었고, 나중에는 정부가 화폐 발행권을 독점하고 정부의 은행이 화폐 발행을 책임지도록 규정함으로써 화폐 발행은 각국 중앙은행의 독점적 지위가 되었다. 시장 경제가 발전하고 신용 제도가 완비될수록 화폐는 신용에 의해 대체되고 금은 신용 화폐에 의해 대체된다. 신용 화폐는 정부가 보증함으로써 정부 신용의 일부가 된다.


화폐는 금속 화폐에서 신용 화폐로 변하면서 발행의 제한을 벗어난다. 신용 화폐의 가장 큰 특징은 내재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금이나 은과는 달리 상품으로서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가치가 없는 것이 가치 있는 상품을 지배하게 된다. 신용 화폐는 곧 의제 화폐이다. (연재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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