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 국제독점자본주의의 특징과 붕괴 (7) 현대독점자본주의의 의제 자본주의적 성격을 중심으로


본문
<순서>
2. 독점자본주의의 의제 자본주의(국제독점자본주의)로의 발전과 변화
1) 국제독점 자본주의 시대의 자본과 국가의 관계 변화
5. 국제독점자본의 붕괴와 격변기의 도래
(※ 이전 연재 글을 보려면, 해당 목차를 마우스로 '크릭' 하시면 연결됩니다.)
5. 국제독점자본주의의 붕괴와 격변기의 도래
국제독점자본주의는 실물 자본의 글로벌 가치 사슬 체제와 의제 자본의 화폐 패권 체제로 이루어져 있다. 의제 자본 체계는 주기적인 자산 시장의 거품을 일으키고 꺼지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글로벌 가치 사슬이 의제 자본에 지배되고 있는 상태에서 자본주의 공황의 형태는 의제 자본의 자산 거품 형성에 좌우되었다. 2008년 금융공황은 의제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위기로 까지 확대되어 금융 시스템 붕괴에 직면하기도 했다. 금융공황은 더 이상 의제 자본주의로는 자본주의 자체를 확대 유지 시킬 수 없다는 교훈을 던졌다. 이에 의제 자본주의 시스템의 본거지인 미국은 재산업화 정책을 추진하며 의제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지만 펜데믹으로 의제 자본주의 시스템에 더욱 의존하는 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통화거품을 통해 의제 자본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1990년대 일본 거품붕괴가 부동산거품 붕괴이고 2000년 닷컴붕괴는 주식거품 붕괴라면 2008년 금융위기는 파생상품 거품붕괴이다. 이제 그 마지막이라할 수 있는 화폐거품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화폐거품이 터지는 순간 의제 자본 시스템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달러 통화의 거품은 미 국채가 더 이상 팔리지 않을 때 터질 것이다.
의제 자본주의 체제는 가치 사슬 체제에서 생산된 잉여가치를 수탈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미국제국주의 본성상 그리고 자본의 본성상 의제 자본 체계를 포기할 수 없다. 의제 자본주의는 세계화폐 패권이 핵심이고 화폐패권은 군사력으로만 지탱된다. 따라서 화폐패권의 갈등은 필연적으로 무력충돌을 동반하게 된다. 현재 진행 중인 러우전쟁이나 중동전쟁은 유로와 달러의 화폐패권 전쟁이다. 러우전쟁으로 유럽은 세계경제의 중심에서 밀여나기 시작했고, 국제정치에서도 유럽의 존재감은 축소되고 있다. 유로화는 달러를 위협하던 제2의 기축통화의 위상은 지역화폐로 전락하고 있다. 이제 달러를 위협할 국제통화의 등장은 많은 시간이 지난 후가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재산업화 정책은 실패할 공산이 크며, 재산업화 정책의 실패가 가시화되거나, 미국채 판매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미국채의 과잉발행으로 유동성이 폭발하여 달러 가치가 폭락할 때 새로운 전쟁으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할 것이다.
새로운 전쟁은 유럽이 가장 유력하며 러우 전쟁을 확대하거나 대러시아에 대한 제2 제3 전선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중동도 아직 전쟁 확전의 불씨는 남아있다. 반면에 동아시아에서는 전쟁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정치 군사적 상황도 작용하지만 본질적으로 경제적 조건 때문이다. 의제 자본주의는 잉여가치를 약탈하는 체제이지만 그 자체로 잉여가치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가치사슬 체계를 그 내적 기반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미국의 의제 자본체계는 동아시아의 가치사슬 체계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에 새로운 가치사슬체계를 구축하기 전까지 동아시아에 전쟁을 일으키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전쟁이 일어나 가치사슬체계가 붕괴되면 미국의 의제 자본체계도 붕괴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독점자본주의의 모순이 폭발하여 지금까지의 체계로는 더 이상 자본주의를 유지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 국제독점자본은 두 가지 방향에서 국제독점자본주의 체계를 재편하려고 하는 것 같다. 한편으로 의제 자본주의에 기반한 통화패권을 강화하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글로벌 가치 사슬 체계를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통화패권 강화는 유로존과의 전쟁을 통해 이미 진행 중이며, 가치사슬 재편도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 등으로 시행 중이다.
이에 대응하는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다극화 세력은 의제 자본주의적 약탈체제를 깨고 가치사슬 중심의 새로운 자본주의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세계 질서가 다극화된다는 것은 사회주의적 변혁과는 직접적 상관이 없다. 다극화 질서가 ’신봉건적‘ 의제 자본체제를 거부한다는 점에서 진보적이지만 의제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이 곧바로 사회주의인 것은 아니다. 사회주의 세력은 ’신봉건적‘ 의제 자본주의에 대항하여 투쟁하고 더 나아가 발전된 자본주의국가에서는 반제국주의 투쟁을 사회주의혁명으로 성장 전환시켜야 한다.
현재는 자본주의 재편기로 혁명의 가능성이 열리는 시기이다. 사회주의 혁명은 자본주의 자체를 반대한다는 식의 관념적 대응으로는 이룰 수 없고, 구체적 상황에 대한 구체적 전략 전술을 수립해야 가능성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 구체적인 전략 전술은 현대제국주의에 대한 과학적 인식으로부터 나온다. 현대제국주의는 경제적으로 의제 자본주의와 글로벌 가치사슬체계에 기반한 국제독점자본주의이고 정치적으로는 영구전쟁을 추구하는 군사주의이며 이데올로기로는 진보적 가치를 무력화 시키는 비합리적 허무주의이다.
사회주의자를 비롯한 진보세력은 의제 자본주의에 대항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투쟁을 구체적 조건에 맞게 조직해야 한다. 무엇보다 비합리적 허무주의의 반동성을 폭로하는 사상투쟁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이는 곧 정체성 중심의 문화투쟁이 아니라 노동자 중심의 계급투쟁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바야흐로 혁명적 시기의 절정이 다가오고 있다. 진보세력은 투쟁의 중심을 찾아 역량을 집중하고 제국주의의 약한 고리를 타격할 준비를 해야 한다.
[참고문헌]
1. 자본론 3권 상, 하. 2015년 개역판. 카를 마르크스 지음. 프리드리히 엥겔스 엮음. 김수행 옮김. 비봉출판사.
2.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 대중적 개설, 지은이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옮긴이 황 정규, 두번째테제, 2017년.
3. 금융자본론. 지은이-루돌프 힐퍼딩, 옮긴이-김수행 김진엽, 펴낸곳-비르투, 2011년
4. 제국주의론. 眞木實彦 외 지음, 박 민 옮김, 도서출판 한울, 1987년.
5. 현대 금융자본론. 生川榮治 지음, 선경식 옮김, 도서출판 동녘, 1982년.
6. 국제통화금융체제와 세계경제패권. 김기수 지음, (주)살림출판사, 2011년.
7. 国际金融垄断资本义论. 王伟光著. 北京:人民出版社,2022.9
8. 货币霸权战争:虚拟资本主义世界大变局. 王建著. 北京:新华出版社,2008.1
9. 虚拟经济理论与实践. 张红伟著. 四川大学出版社. 2019.9
10. The Bubble and Beyond. Fictitious Capital, Debt Deflation and Global Crisis. Hudson, Michael. Dresden : Islet. 2012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