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운수 방영환 노동자는 왜 분신했나 - 화염으로 고발당한 사회시스템과 정의에 대한 불감증


2025-02-0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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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아침 추석 연휴를 앞두고 벼랑 끝에 몰린 방영환 해성운수 택시 노동자가 회사 정문 앞에서 분신하여 사경을 헤매는 중이다. 방영환 노동자는 유서에서 밀린 임금 지급과 택시 완전한 월급제 및 사주 정모 씨 처벌 등을 요구했다. 지난 25일 정부가 '임금체불 근절을 위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는데 바로 다음 날 분신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시는 이미 2021년 택시 월급제를 도입했다. 그런데 실상은 기사가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에서 공제하는 것이다. 해성운수는 사납금 제도를 변칙적으로 운영하면서 8시간 표준 근로시간 노동을 했음에도 하루 3시간 반 근로만 인정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100만 원만 지급해왔다. 해성운수는 기사들에게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 반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강요했다. 즉 3시간 반짜리 월급제를 시행하고 나머지 노동에 대해서는 사납금제도로 운영한 것이다. 방기사가 사납금 제도를 거부했으니 해성운수는 별도의 수익분배를 하지 않고 3시간 반짜리 월급을 지급해 온 것이다.
이 논리가 최저임금법 위반이나 임금 체불이 아니라는 것이 사측과 고용노동부의 논리이다. 사측이 이런 대접을 한 이유는 노조를 결성하여 완전한 택시 월급제를 주장하며 5년동안 투쟁해 온 방영환 노동자가 생활고로 퇴사하도록 압박하기 위함이다. 방영환 노동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또 다른 이유, 진짜 이유는 해성운수 정모 대표가 직접 혹은 임직원을 동원하여 5년 동안 회사 정문 앞에서 외롭게 투쟁해 온 자신에게 온갖 범죄를 저질렀지만, 관계 당국이 한 번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항의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정모 대표는 살인예비, 폭행치상, 명예훼손, 모욕, 집회방해, 최저임금법 위반, 무고 등의 범죄로 수사 중이거나 검찰에 송치됐다. 모든 범죄는 1인 집회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 앞에서 자행됐지만, 해성운수 대표 정 모 씨는 한 번도 현행범으로 체포되지 않았다. 또한 모든 범죄 혐의에 대한 동영상, 진단서, 등으로 증거를 갖추어 양천경찰서와 고용노동부에 제출됐지만 정 모 대표가 기소된 적이 없다.
결국 해성운수 방영환 기사를 화염 속으로 내몬 사람들은 악질 자본가와 그를 비호해 온 운수 행정 당국, 양천경찰서, 감독기관인 고용노동부이다. 더 나아가 이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 5년 이상 홀로 싸운 방 기사를 외면하고 방치한 우리 모두의 무관심과 사회정의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이다.
사측의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방영환 노동자는 10월 6일 오전 6시 18분경 끝내 운명하였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방영환 노동자의 죽음을 깊이 애도한다고 밝히며 완전월급제 실현, 택시노동자 생존권 보장, 책임자 처벌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2023.10.9. 김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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