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 _12] 국가와 학교는 학부모의 권리를 서둘러 보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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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라는 말이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혀 어려운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학생의 부모, 보호자 그 이상을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학부모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개념은 촌지입니다. 얼마 전까지 그랬습니다. 학부모는 자녀의 담임 교사에게 돈봉투를 건네는 존재였습니다. 스승에 대한 감사의 의미라고 하였지만, 내 아이를 잘 돌봐 달라는 의미였습니다. 다음은 육성회 임원입니다. 말이 육성회 임원이지 학급에서 가정 형편이 괜찮은 몇 학부모에게 학교 운영에 필요한 찬조금을 납부해 달라는 학교장의 지시가 전달되었습니다. 말이 찬조금이지 갈취였습니다. 스승의 날에 교사들에게 감사하는 의미로 음식을 대접했던 학부모들도 그들이었습니다. 교사들은 그것이 갈취라는 사실을 어렴풋하게라도 알고 있었습니다. 교사가 일숙직을 하거나, 소풍을 가면 일부 학부모들이 도시락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 청소나 등하굣길 학교 교문 앞 교통 지도, 급식실 봉사에 동원되기도 했습니다.
학부모의 권리는 없었습니다. 학부모는 자녀를 학교에 맡긴 죄인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조금 달라지긴 했으나 본질은 다르지 않습니다. 학부모는 아무런 권리가 없다는 점은 과거와 다르지 않습니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환경을 바꾸는 권리는 없고, 살벌하다고 표현해도 좋을 극심한 성적경쟁에서 자녀가 입을지도 모르는 불이익에 대한 걱정뿐입니다.
잠자고 있는 학부모의 권리를 찾아내야 합니다. 학부모는 중요한 교육 주체의 하나입니다. 자녀를 위탁한 학교 교육의 조건과 환경이 어떠한지 살피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시정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모든 국민의 교육권입니다. 놀랍게도 이러한 당연한 권리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은폐되어 있었으며 스스로 찾지도 않았습니다.
학생들의 지적, 정서적, 신체적 발달을 국가 기관(학교)에 위탁한 학부모들은 헌법에 보장된 교육 권리의 주체입니다. 학생들의 발달을 온전하게 실현할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살피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 권리의 실현은 개인 차원의 불이익 구제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학교 교육 전반에 대한 정책적 비판과 개혁으로 가능합니다.
[학부모의 권리 찾기]
1. 학교의 풍속도는 시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학부모의 역할도 그렇습니다. 집에서 기르는 암탉이 낳은 달걀 꾸러미와 삶은 고구마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던 학부모가, 촌지와 찬조금 부담 그리고 교실 청소, 교통 지도, 도시락, 급식 노력 봉사에 동원되었습니다. 그러던 학부모가 이제 교사들에게 악성 민원을 줄지도 모르는 두려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2. 악성 민원 학부모가 없지 않습니다. 극히 일부 학부모이지만 교사들은 두렵습니다. 아동학대로 고발당하여 교육청으로, 경찰서로 불려 다니는 교사들은 상상조차 두렵습니다. 그러나, 학부모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 없습니다. 잘못된 국가 교육 정책을 바로잡지 않으면 교사들의 두려움은 어떤 교권 보호 지원을 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병 주고 약 주는 격일 뿐입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두려움을 없애야 합니다. 한 문제 맞고 틀리는 것에 의해 학생들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만들어 내는 성적 지상주의를 폐기해야 합니다. 학생들의 잘못을 교육적으로 치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고 상급학교 진학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위협하는 졸렬한 정책을 중단해야 합니다.
3. 학부모들의 권리를 찾아내고 또 행사할 수 있도록 국가와 학교 그리고 학부모 스스로 앞장서야 합니다. 학생들의 발달을 온전하게 실현할 수 있는 학교, 누구나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학교, 성적에 따라 차별하지 않는 학교,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차별하지 않는 학교를 요구하는 것은 학부모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이 같은 권리를 온전히 행사할 수 있을 때, 그리하여 학교가 두렵지 않은 곳이 될 때 학생과 학부모의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며 내 아이의 불이익 감시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4. 학부모들의 권리 행사, 그리고 이를 위한 학교 방문을 국가 정책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모두가 다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정책으로 학부모가 학교에 방문하는 날에 모든 직장에서 불이익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학부모들이 스스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권리 행사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습니다. 차츰차츰 학부모의 권리가 자연스럽게 행사될 수 있을 것입니다.
5. 학부모들이 학부모 대표를 선출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야 합니다. 학부모들은 자기 자녀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충분하고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선출된 학부모 대표가 학교 운영 전반에 당당한 주권자로서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 민주주의 실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이 참여하는 학교 의결기구가 법으로 정해져야 합니다.
학부모의 권리 찾기! 민주진보교육감의 소중한 책무입니다.
첫째,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해당 학부모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임시 미봉책일 뿐입니다.
둘째, 학생과 학부모를 두렵게 만드는 잘못된 국가 교육정책을 서둘러 개정, 폐지해야 합니다.
셋째, 가고 싶은 학교, 즐거운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정당한 권리를 확인하고, 학부모 스스로 주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국가와 학교는 학부모의 권리를 서둘러 보장해야 합니다.
2026년 3월 27일
2026서울민주진보교육감 후보 경선 참가자 이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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