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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세] 트럼프 재집권하의 미국과 세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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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신문
2025-05-15 17:17 6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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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수 |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이어서)


식민지ㆍ신식민지 내부의 계급적 적

일응 타당한 의문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보불 전쟁’으로 알려진, 프로이쎈[독일]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프랑스의 지배계급이, 정복자인 프로이쎈 지배계급과 같은 계급적 이해관계 위에서, 계급 해방ㆍ민족 해방 혁명에 나선 프랑스 노동자들과 곳곳에서 전쟁을 벌이고 나섰을 때, 맑스는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의 부르주아 국수주의자들은 프랑스를 잘게 분할했고, 정복자[=프로이쎈: 인용자]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 데에 반해서, 빠리의 노동자들은자기 자신의 계급적 지배자들을 후려침으로써 외적을 쳤으며, 만국의 노동자의 전위의 지위를 전취함으로써 국경을 제거했다.[14] (강조는 인용자.)

 자주적이고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없는 꼬뮌을 건설한 “빠리의 노동자들은자기 자신의 계급적 지배자들을 후려침으로써 외적을 쳤!

자주 강조하는 바이지만, 사실, 어떤 식민지, 어떤 신식민지 국가ㆍ민족도 그 내부의 지배계급이 식민지ㆍ신식민지 종주국의 지배계급과 이해관계를 같이하여 동맹관계에 있지 않다면, 그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지 않는다면, 결코 식민지ㆍ신식민지로 전락하지 않는 것이다.[15] 그리하여 당연히 계급적 이해관계 때문에 종주국의 지배계급과 동맹관계에 있는 이 내부 지배계급을 후려치지 않고는 결코 식민지적ㆍ신식민지적 종속을 극복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저 계급적 이해관계는 참으로 절대적이어서, 특히 신식민지 국가들에서 해방 투쟁에 나서는 자국민들, 자기 민족을 그 내부 지배계급이 수천ㆍ수만ㆍ수십만을, 아니 수백만까지도 잔혹하게 학살하는 것은 우리가 아는 그대로이다. 빠리의 노동자들은자기 자신의 계급적 지배자들을 후려침으로써 외적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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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케이드 The Barricade 앙드레 드방베즈 (Andre Devambez) 1911 oil on canvas 140cm x 107cmⓒVersailles, Château et Trianons (민중의 소리 재인용)
노동자ㆍ인민 해방의 길

다시 우리의 본래 주제로 돌아가면, 아무튼 지금처럼 미국의 노동자계급, 그 인민대중이, 지배계급이 고취하는 ‘위대한 미국’이라는 국가주의ㆍ애국주의의 미몽에 빠져 있는 한, 그리하여 노동자계급의 견결한 전위 정당을 획득하지 못하는 한, 그리고 미국의 AFL-CIO가 AFL-CIA라는 그 영광스러운 속성을 극복하고 해방 투쟁에 떨쳐나서지도 못하는 한, 노동자ㆍ인민대중이 그러한 AFL-CIA 등을 극복하지도 못하는 한, 미국의 노동자ㆍ인민에게 해방의 전망은 결코 있을 수 없다.

다만, 누가 뭐래도 다행이면 다행(?)이랄까, 아무튼 좋든 싫든 필연적으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가히 혁명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과학기술 혁명, 인공지능의 발전에 의한 생산 및 재생산 과정 일반의 고도의 자동화ㆍ무인화로 인한 자본주의적 생산의 전반적 위기의 심화, 그에 따른 실업(失業)과 빈곤, 즉 생존의 위기의 심화뿐이다. 게다가 트럼프ㆍ머스크 정권의 제반 정책들은 그러한 실업과 빈곤, 생존의 위기를 가일층 격화시키는 것들이다.

그리고 그 정책들은 미국 내의 계급적 모순을 격화시킬 뿐 아니라, 좀 뒤에서 간단히 얘기하겠지만,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경쟁ㆍ대립도 격화시키면서, 이미 진행 중인 제국주의의 다극화와 함께, 새로운 세계대전, 핵병기에 의한 대전(大戰)의 가능성, 따라서 인류의 사실상의 절멸의 가능성도 가일층 높이는 것들이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즉 제국주의의 다극화와 그 경쟁ㆍ대립의 격화로 인해 언제 발발할지 모르는 새로운 세계대전, 핵병기에 의한 대전이 인류의 절멸을 초래하기 전에, 심화 중인 이 전반적 위기, 급격히 심화 중인 생존의 위기가 저들 미국 노동자계급의 계급의식을 일깨우기를, 그리하여 저들이 부르주아지가 고취하는 국가주의ㆍ애국주의를 극복하고 해방 투쟁에 나설 수 있기를 우리는 간절히 고대한다.

실제로도 트럼프(-머스크) 정부의 노골적이고 공격적인 ‘국익’ 위주의 정책들, 다시 말하지만, 독점자본 이익 위주의 정책들은 노동자ㆍ인민대중의 빈곤과 고통을 가일층 심화시킬 것이고, 이에 노동자ㆍ인민대중이 대대적으로 반(反)트럼프(-머스크)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선진 노동자들이, 과학적 사상과 이론으로 무장하고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노동자ㆍ인민대중의 생존을 위한 이 경제주의적 정치 투쟁을 국가주의ㆍ애국주의의 미몽을 극복하는 계기로, 계급 해방 투쟁으로 전화시키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각국의 노동자들도 명시적으로 계급 해방을 내세우고, 노동자 국제주의를 강조하면서 치열하게 투쟁한다면, 분명 이 투쟁들 역시 저들의 계급의식, 계급 투쟁을 일깨우는 작지 않은 자극이 될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 무역 전쟁과 미국의 ‘국익’

이제 트럼프(-머스크) 정권의 대외 정책, 그 세계 전략을 간략히 살펴보자.

우선, 앞에서 지나가듯이 언급했던,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는 트럼프의 억지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구 NAFTA, 즉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사실상의 파기는 당연히 멕시코와 캐나다의 정부들과 인민대중의 반감ㆍ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컨대, 캐나다의 경우, 사람들이 길거리나 커피점에서 커피를 주문할 때, “아메리카노 주세요” 대신에 “캐나디아노 주세요”라고까지 한다지 않는가? 그렇게까지 대중의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지 않는가?

그런데,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는 억지도, (현재 잠시 유예되어 있지만[16] ) 고율 관세 부과에 의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의 사실상의 파기도, 진짜 속내가 무엇이든, 일응 미국의 ‘국익’을, 즉 미제 자본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과연 그렇게 작용할까? 심지어 245퍼센트의 관세까지 부과하면서[17]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세 전쟁, 무역 전쟁은 물론, 사실상 통상 상대국 모두에 무차별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고율의 수입 관세는 과연 미국의 ‘국익’, 즉 미제 독점자본의 이익으로 작용할까?

결코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물론 한편에서는, 트럼프가 노려 강제하고 있는, 해외 조업 미국 자본들의 미국 내로의 회귀나 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외국 자본들의 미국 내 공장 건설 및 조업, 그리고 그에 따른 고용의 증대 등등,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의 수입 관세 부과 방침에 대응하여 캐나다가 시도했던, 미국으로의 전기 수출에 대한 수출 관세 등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중국이나 심지어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인 유럽연합(EU) 국가들로부터의 상품을 포함하여, 주요 교역 상대국들로부터의 상품 수입에 대한 고율 관세의 부과는, 대개의 관찰자들이 예상하듯이, 그 자체가 미국 국내의 물가 상승[18]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물가 상승은 노동자ㆍ인민대중의 소비를 그만큼 제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19] 그리하여, 예컨대, 로이터 통신도 “여행 수요가 약해지면서 관세가 미국 항공사들을 세차게 짓밟았다”며 구체적 사례를 지적하고 있다.[20]

또한, 미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때문에 그 수출이 감소되는 교역 상대국들이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리 만무하고, 실제로도 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상품들에 대해서 속속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복적 조치들을 취하고 있어서,[21] 이는 미국의 상품 수출을 감소시키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 보복적 조치들 가운데에는, 현대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밖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희토류(稀土類)로 명명된 자원들이나 기계 부품 등 완성품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 등의 대미(對美) 수출 통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트럼프 정권이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 무역 전쟁은 미국의 ‘국익’에도, 즉 미국 자본들의 이익에도 심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22] 나아가서는 자본주의 세계 경제 일반에도 물론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23]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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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같은 글, MEW, Bd. 17, S. 559.; MECW, Vol. 22, p. 501.; 안효상 역,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 선집≫ 제4권, p. 35.
15비근하게, 봉건 조선 말기에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격화된 봉건적 착취에 대한 농민들의 광범한 저항, 그 정점이었던 갑오농민전쟁을 진압하기 위해서 봉건 조선의 지배계급이 청군(淸軍)과 일본군(日本軍)을 불러들이지 않았어도, ‘온 민족이 하나 되어’ 제국주의의 침략에 저항했어도 이 땅이 과연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을까? 그리고 이 땅이 일제의 식민지가 아니었어도 제2차 대전 후에 쏘련군과 미군이 38선을 경계로 북과 남에 진주했을까? 또, 일제로부터의 해방 후, 일제하에서 성장한 지주ㆍ자본가계급이 미군정과 한패가 되어, 그 앞잡이가 되어, 자주ㆍ통일된 조국을 원하는 인민 수십만을 학살하는 대신에, ‘온 민족이 하나 되어’ 자주ㆍ통일된 조국을 위해 투쟁했어도 이 땅이 과연 분단되어 미제의 신식민지로 전락했을까?
16정책의 발표ㆍ시행에서의 트럼프의, 어쩌면 계산된, 심한 변덕과 그들 정책에 대한 대중의 저항, 그리고 심지어 이해관계가 걸린 자본 측의 저항을 고려하면, 이 ‘유예’는 ‘취소’나 ‘철회’로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17이 글이 인쇄에 붙여지기 전인 4월 22일 미국의 상무성은, 중국의 보조금을 받아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캄보디아ㆍ타이ㆍ말레이시아ㆍ베트남 등 4개국의 태양광 전지판에 대해서 최대 3,521%의 관세까지 부과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김지은 기자, “미국, 동남아 태양광 제품에 ‘최대 3521% 관세’ 예고”, ≪한겨레≫, 2025. 4. 23.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193780.html> 등 참조.)
18참고로,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칭하고 있으나, 이러한 지칭은 경제 비과학(非科學)으로서의 부르주아 경제학의 지칭일 뿐이다. 이 경우의 물가 상승은 (금태환을 전면적으로 정지하고 불환의 지폐를 주요한 정책 수단으로 하는 국가독점자본주의가, 금태환 정지에 필연적으로 내재하는 인플레이션을 한층 더 유발하는 주요 계기는 되겠지만) 그 자체로서는 결코 인플레이션이 아니다. 이 경우 물가 상승은 유통에 필요한 화폐(=금)량을 넘는 불환 통화의 증발에 의한 그것, 즉 불환 통화 달러($)의 남발로 인한 그 통화 가치의 저하에 의한 물가의 명목적 상승이 아니고, 국가가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화폐 즉 금으로 표현되는 상품의 등가들이 실제로 증대하는, 물가의 실질적 상승이기 때문이다.
19“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둥, 유예하겠다는 둥 하던 2달간의 표변 끝에 도널드 트럼프는 수요일[3월 26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들과 그 부품들에 25%의 관세를 선언함으로써 무역 전쟁에 급시동을 걸었다. …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거의 절반이 수입되고 있고, 트럼프의 25% 관세는 … 자동차 가격을 적어도 6,000달러[약 870만 원]씩을 높일 것이다. … 새로운 관세는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로 하여금 가격 경쟁의 압력을 상당히 덜 받도록 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 자동자 생산자들도 자신들의 자동차 가격을 대폭 올릴 수 있을 것이다.” (Steven Greenhouse, “자동차에 대한 트럼프의 25% 관세는 왜 역효과를 낼 수도 있는가(Why Trump’s 25% tariffs on autos could backfire)”, The Guardian, 2025. 3. 27.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25/mar/27/trump-auto-tariffs-backfire>)
20Rajesh Kumar Singh and Doyinsola Oladipo, “여행 수요가 약해지면서 경제적 격동이 미국 항공사들을 뒤흔들다(Economic turbulence shakes US airlines as travel demand falters)”, Reuters, 2025. 3. 28. <https://www.reuters.com/business/aerospace-defense/economic-turbulence-shakes-us-airlines-travel-demand-falters-2025-03-27/>
21예컨대,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보복했다.” (“중국, 미국에 반격하여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84%에서 125%로 인상할 것(China hits back at US and will raise tariffs on American goods from 84% to 125%)”, AP News, 2025. 4. 11. <https://apnews.com/article/china-us-trump-tariffs-2e05057e973e1e26d1b95c5be003b4cd>)
22그중에서도 특히,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세계 무역 구조를 바꾸려고 하는” 데에 따른 “미국에 대한 신뢰 상실”로 “무언가 불길함을 반영하여 미국의 달러 가치가 극적으로 급락하는” 등, 지난 70여 년 동안 미국 달러가 세계 무역과 금융에서 누려 온 기축 통화로서의 사실상의 부동의 지위가 급격히 위기에 처하고 있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Bernard Condon, “달러의 수상한 투매(投賣)로 트럼프 통치하 미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상실이라는 유령 소생(Strange sell-off in the dollar raises the specter of investors losing trust in the US under Trump)”, AP News, 2025. 4. 19. <https://apnews.com/article/dollar-trump-tariffs-trade-safe-haven-china-c108fd36a3122f85872ad34ba5f5d977> 참조.)
23“상품 수입을 줄여 미국의 일자리를 지키고 관세 수입을 늘리겠다는 트럼프의 계획에 대해 … 경제ㆍ통상 전문가들은 모두 장점보다는 부작용이 훨씬 큰 위험한 시도라고 경고했다. 1930년대 이어진 미국발(發) 대공황 연구의 권위자인 배리 아이컨그린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는 ‘대공황이 장기간 이어진 원인 중 하나가 세계 각국의 경쟁적인 관세 인상이었다. 잘못된 정책의 결과가 (생각보다 큰)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고 했다. … 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럼프의 무차별적 관세 인상이 ‘세계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세계 경제의 침체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 많은 경제학자는 트럼프가 적국ㆍ우방국을 불문하고 무차별적으로 관세를 올리는 행위가 100년 전 대공황 발생 직전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경고한다. 당시 유럽산 농산물이 대거 유입되는 데 따른 농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의 관세율을 평균 6%포인트 올렸고, 이에 대응해 무역 상대국이 경쟁하듯 관세를 인상하면서 무역이 줄고 글로벌 경제가 식었다.” (홍준기 기자ㆍ김은중 워싱턴 특파원, “트럼프가 100년 전 악몽 되살려… 美ㆍ세계 경제 망칠 것”, ≪조선일보≫, 2025. 4. 3. <https://www.chosun.com/economy/weeklybiz/2025/04/03/6ERGB33OKZD4JH5P7VLOPAXW7E/>)


§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정세와노동>> 제208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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